국토교통부

장대C 지구에서 무궁화 신탁 홍보 요원들이 큰 돈 벌게 해준다면서 지난 1년 동안 재개발을 위한 신탁 계약서를 들고 다녔습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신탁 계약을 해설한 두꺼운 책 한 권과 각 집마다 추정 분담금이나 추정 권리가액이 적힌 홍보 용지를 별도로 돌렸구요. 물론 그거 설명해 주겠다고 홍보 요원들이 집집마다 방문해서 몇 시간씩 떠들어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로지 좋은 얘기만 하고 다녔던 겁니다. 아파트 몇 채씩 준다, 상가 몇 채씩 준다...무슨 신탁으로 재개발하면 하늘에서 돈이 떨어져서 부자된다는 얘기만 계속 들으니 슬그머니 맘 한 구석 뭔가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요.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신탁 사무실로 직접 찾아갔습니다.

물론 예상대로 신탁 사무실의 직원은 좋은 얘기만 늘어놓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들이 준 해설 책자를 펴서 토지신탁계약서(정비사업)의 첫 장에 실려있는 문구가 뭐냐고 설명해달라고 했죠.

<<토지신탁 상품은 신탁재산의 운용실적에 따라 원본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 질문의 요지는 이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원본’이 무엇이냐고요.

그러자 신탁 직원의 반응은 놀랍게도 이런 것이었습니다. “아니, 이게 여기 왜 있지?”

그러면서 자기도 모르겠다면서 이게 여기 왜 있는 건지 담당자에게 물어봐서(자기는 담당자가 아니란 건지)다음에 자세히 알려주겠다고 얼버무리더군요. 뭐 그 다음 얘기는 예상대로입니다. 이후 집에 방문한 다른 신탁 홍보 요원에게 ‘원본 손실’이 뭐냐고 다시금 물어봤더니 ‘전쟁이나 지진이나 홍수 같은 천재지변이 있을 때 재개발 사업이 예상한 것만큼 잘 되지는 않을’테니, 그런 손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더군요. 이게 과연 제대로 된 답인가 싶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는 지인들 중에 은행에 근무하시는 분이 있어서 한번 그대로 물어봤습니다. 신탁도 은행 상품 같은 ‘금융상품’ 이니까요. 그 분 대답은 이랬습니다.

“금융 쪽에서 보통 원본은 내가 투입 투자한 원금을 말합니다.”


문제는 이겁니다. 무궁화 신탁에서는 제일 중요한 신탁 계약서에 대한 설명을 장대C 주민들에게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토지신탁계약서의 ‘원본’이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저 분 말씀대로 내가 투입 투자한 원금, 즉 주민이 신탁 계약한 주민 소유의 토지 아닌가요? 다시 말해, 재개발 사업이 잘못되면 부자가 되기는 커녕, 내 땅을 날릴 수도 있다는 얘기 아닙니까?

왜 이 간단하고 중요한 얘기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는 겁니까? 전쟁이니 천재지변이니 뭐니 하면서 빙빙 돌리기만 하고요. 이러니 투자니 금융이니 하는 것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투자 손실에 대한 독소조항이 가득한 계약서에 대해 서명하게 하면서 이렇게 위험한 사업을 벌이게 두는 건지 정말 답답한 심정을 이루 말 할 수가 없습니다.

국토부 의 관련 부서에서는 이 같은 신탁사의 행위에 대해 적절한 행정지도를 할 수는 없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