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고] 발상의 전환 통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
- 행사일2021-02-23
- 담당부서디지털소통팀
- 담당자박재석
- 등록일 2021-02-23
- 조회2230
- 첨부파일 210223_발상의 전환 통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 .hwp 바로보기
< 기고문, (`21. 2. 23.(화) 한겨레 게재 >
발상의 전환 통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
변 창 흠(국토교통부 장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집값 문제로 많은 국민들의 걱정과 고통이 크다. 여기엔 도심에 더 이상 주택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이젠 개발할 빈 땅이 없다고 생각하니 용산공원, 철도나 도로의 상부라도 활용해서 집을 짓자는 제안도 수시로 등장한다.
그러나 발상을 전환하면 기존 도심에도 충분히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노후 저층주거지, 역세권, 준공업지역 면적만 해도 분당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도시계획이나 건축규제, 주차장 규정 때문에 신축 자체가 불가능한 땅들도 합필할 경우 현재의 규제하에서도 신축이 가능할 수 있는데, 소유주들끼리의 합의도 쉽지 않고 통합개발의 주체도 찾기 어렵다. 수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조각조각 방치된 땅에 노후 건물이 많은 이유다. 땅값 부채질이나 일부에 대한 특혜가 되지 않게 지혜를 모아, 마땅한 개발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공공이 주도하는 것은 낯선 정비사업 방식이 아니다.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청신호 1호 주택으로 준공한 정릉 하늘마루는 오래된 연립주택을 재건축한 경우다. 안전등급 D, E 수준의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정비사업은 추진되지 못하고 있었다. 사업성이 부족하니 민간기업이나 주민들 스스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고 ‘공공 디벨로퍼’가 나선 결과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부담 가능한 주택이 공급될 수 있었다. 천호1구역, 관악 강남아파트 재건축 등 공공이 성공적으로 주도한 재건축이나 정비사업 사례들은 더 있다.
쪽방 정비사업은 영등포에서 시작되어 대전역 앞, 부산 좌천지구를 거쳐 최근에는 서울역 앞 동자동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공공주택사업으로 진행되어 쪽방 주민들의 공간은 3배 이상 늘어나고 임대료는 3분의 1 이상 줄어든다. 주민들과 오랜 세월 희로애락을 함께해왔던 단체들도 함께 입주해서 계속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공공주도 3080+ 주택공급 방안’은 도심 내 저밀지구에 서울에서 30만호 이상, 전국에서는 80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인구와 산업 변화에 따라 용도가 바뀔 필요가 있는 곳에는 과감하게 규제를 풀거나 유인책을 제시하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공공주택이나 생활기반시설 공급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토지주나 정비조합도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기존 방식대로 개별적인 건축사업이나 정비사업을 추진해도 되고, 지난해 발표한 공공기관 주도의 공공재개발이나 공공재건축사업을 선택할 수도 있으며, 이번에 발표한 공공직접시행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번 방안은 서울의 노후 저층주거지나 역세권, 준공업지역 중에서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선별된 부지 중 10% 정도만 참여한다고 추정해도 약 32만호의 주택공급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도심에서도 부담 가능한 주택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더 이상의 추가 공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 때문에 무리해서 당장 주택을 구입할 필요는 없어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도시는 지금과 달라져야 한다. 현재의 도시공간 구조는 4차 산업시대에 어울리지 않고, 소득 3만달러 시대에도 적합하지 않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비사업 추진뿐만 아니라 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공공주도 3080+ 주택공급 방안’은 단순한 공급확대를 넘어 시대 변화에 맞는 공간 구조 개편, 포용사회 건설과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발상의 전환 통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
변 창 흠(국토교통부 장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집값 문제로 많은 국민들의 걱정과 고통이 크다. 여기엔 도심에 더 이상 주택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이젠 개발할 빈 땅이 없다고 생각하니 용산공원, 철도나 도로의 상부라도 활용해서 집을 짓자는 제안도 수시로 등장한다.
그러나 발상을 전환하면 기존 도심에도 충분히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노후 저층주거지, 역세권, 준공업지역 면적만 해도 분당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도시계획이나 건축규제, 주차장 규정 때문에 신축 자체가 불가능한 땅들도 합필할 경우 현재의 규제하에서도 신축이 가능할 수 있는데, 소유주들끼리의 합의도 쉽지 않고 통합개발의 주체도 찾기 어렵다. 수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조각조각 방치된 땅에 노후 건물이 많은 이유다. 땅값 부채질이나 일부에 대한 특혜가 되지 않게 지혜를 모아, 마땅한 개발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공공이 주도하는 것은 낯선 정비사업 방식이 아니다.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청신호 1호 주택으로 준공한 정릉 하늘마루는 오래된 연립주택을 재건축한 경우다. 안전등급 D, E 수준의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정비사업은 추진되지 못하고 있었다. 사업성이 부족하니 민간기업이나 주민들 스스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고 ‘공공 디벨로퍼’가 나선 결과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부담 가능한 주택이 공급될 수 있었다. 천호1구역, 관악 강남아파트 재건축 등 공공이 성공적으로 주도한 재건축이나 정비사업 사례들은 더 있다.
쪽방 정비사업은 영등포에서 시작되어 대전역 앞, 부산 좌천지구를 거쳐 최근에는 서울역 앞 동자동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공공주택사업으로 진행되어 쪽방 주민들의 공간은 3배 이상 늘어나고 임대료는 3분의 1 이상 줄어든다. 주민들과 오랜 세월 희로애락을 함께해왔던 단체들도 함께 입주해서 계속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공공주도 3080+ 주택공급 방안’은 도심 내 저밀지구에 서울에서 30만호 이상, 전국에서는 80만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인구와 산업 변화에 따라 용도가 바뀔 필요가 있는 곳에는 과감하게 규제를 풀거나 유인책을 제시하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공공주택이나 생활기반시설 공급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토지주나 정비조합도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기존 방식대로 개별적인 건축사업이나 정비사업을 추진해도 되고, 지난해 발표한 공공기관 주도의 공공재개발이나 공공재건축사업을 선택할 수도 있으며, 이번에 발표한 공공직접시행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번 방안은 서울의 노후 저층주거지나 역세권, 준공업지역 중에서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선별된 부지 중 10% 정도만 참여한다고 추정해도 약 32만호의 주택공급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도심에서도 부담 가능한 주택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더 이상의 추가 공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 때문에 무리해서 당장 주택을 구입할 필요는 없어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도시는 지금과 달라져야 한다. 현재의 도시공간 구조는 4차 산업시대에 어울리지 않고, 소득 3만달러 시대에도 적합하지 않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비사업 추진뿐만 아니라 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공공주도 3080+ 주택공급 방안’은 단순한 공급확대를 넘어 시대 변화에 맞는 공간 구조 개편, 포용사회 건설과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