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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위기극복 미래성장에 필수적인 SOC 투자('09.2.10)

<월간 『국토』 3월호 국토시론 기고문>



위기극복˙미래성장에 필수적인 SOC 투자



권 도 엽(국토해양부 제1차관)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 묻는다. 경제 위기의 한복판에서 정부는 왜 4대강 살리기에 나서느냐고. 정부는 왜 도로·철도 같은 구시대적 SOC사업에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느냐고. 충분히 일리 있는 의심이고 비판이다. 그러나 일리는 있지만, 옳지는 않다. SOC에 대한 낡은 선입견이 전제된 의심이고 비판이기 때문이다.



도로·철도 등 전통적 SOC의 절대 부족 현상이 지난 반세기 동안 어느 정도 해소되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도로는 67%, 철도는 40%만 확보된 수준이다. 더욱이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향해 달리는 우리는 더 확장되고 미래지향적인 의미의 SOC를 확충해가야 한다. SOC가 충분한 것이 아니라,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SOC는 이제 지역과 지역을 단순히 잇거나 통행의 수단이 되는 하드웨어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교통물류 비용을 줄이거나 생활에 편리함을 준다는 소극적 의미도 넘어선다. 지속가능한 국가성장을 이끌어내고 국민의 행복지수도 높이는 경제 및 문화 활동의 다양한 기반이 되고 있다.



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기능’적 SOC에서 ‘가치지향’적 SOC로의 전환이다. 예를 들어 언급하자면, 국민 체감도가 높은 상하수도?공원 등 생활기반시설과 치산·치수 등 국토보전시설을 늘려가야 한다. SOC나 도시경관을 관광자원으로 승화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지리정보시스템(GIS) 등 첨단기술이 융합된 SOC를 수출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활용해야 한다. 교통수단별 연계성을 강화해 투자 및 교통?물류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녹색 SOC를 구축해 미래 세계경제의 주도권과 판도를 좌우할 기후변화 의제를 준비해야 한다.



SOC에 대한 정부의 과감하고도 적극적인 투자는 이처럼 성장의 장기적인 기반을 마련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불황을 극복하고 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SOC 투자는 고급 일자리는 물론,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낮은 수준의 일자리 창출에도 효과적이며,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타 산업에 비해 커 현재와 같이 침체된 경제에 중요한 처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투자유발 및 고용창출 효과가 큰 SOC 부문의 확대를 위해 올해 예산을 전년보다 24.5% 늘어난 23조4천억원으로 편성하고 예산의 65%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 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기부양을 위해 1,030억 달러를 고속도로, 교량, 대중교통, 연방건물 등 건설공사에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도 앞으로 2년간 약 4조 위안을 철도 등 SOC에 투입할 계획이다.



<주요 산업별 유발 효과>

구   분

건설업

제조업

全 산업

생산유발효과

2.020/1단위

2.064

1.926

고용유발효과

14.8명/10억원

7.2

9.9

취업유발효과

16.6명/10억원

10.1

14.7

※ 2008년 한국은행 발표 산업연관표, 2005년 기준치



앞서 말했듯이, 이제 SOC는 과거처럼 단순한 물량 확대만으로는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달라진 사회 여건을 반영하고 미래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과거의 기능적 접근에서만 SOC 건설에 나서면 국민의 지지를 얻기도 어려워졌다.



기존의 SOC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킬 대표적인 사업이 녹색뉴딜이다.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기존의 하천정비사업과는 수준과 차원이 다르다. 수해방지나 수자원 확보 등 전통적 가치 외에 수변레포츠 기회 확대, 지역경제기반 창출, 문화콘텐츠 육성, 환경복원 등 국토의 문화적?미적 가치와 미래경쟁력을 모두 높이는 사업이다.



교통SOC는 중복·과잉투자의 문제점을 해소하면서 교통수단간 통합연계(Intermodalism)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철도?BRT 등 그린교통체계 구축에도 역점을 둘 것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도 단절 없는 종합교통체계 구축을 위해 교통행정기능을 일원화하고 다각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적 흐름에 부응하고 조속한 경기회복 지원과 녹색성장 등 국가 전략적 투자, 미래가치 창출형 투자를 위해 파급효과가 큰 10대 사업을 한국형 뉴딜사업으로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SOC 정책 추진에 국가역량을 집중해야 함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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