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을 선의로 개선해 나가는건 좋습니다만 몇 번을 다시 읽어봐도 현업 현장의 의견을 묻고, 듣고 수립했는지가 의문입니다. 건축사 시험은 기본적으로 제도 도구를 이용해 손으로 그리는 시험입니다. 건축사는 연필과 자로 도면을 잘 그릴 수 있는지를 따지는 시험이 되서는 안됩니다. 실제 시험공부의 상당부분 '그리는' 부분에 할애해야 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일반인도 체력적으로 참 힘든 과정인데 장애인들은 그 고충이 상당할 것입니다. 지금 건축사사무소는 거의 대부분의 작업을 전산으로 하고 있습니다. 시험을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합니다. 그게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줄여주는 선의에 그나마 부합한 변화입니다. 횟수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그래서 시험 횟수를 늘리는 방법은 참으로 단편적인 대안인 것입니다. 1년에 2번 시험을 치러야 한다면 1년 내내 시험에 대한 압박에 시달릴 것입니다. 건축사 시험은 난이도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아니 너무나 주관적인 통과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렵다기 보다는 혼란스러운게 맞겠습니다. 그 혼란한 시험을 직장과 개인의 사정에 따라 선택해서 응시하는 강심장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합격자를 확대하려면 두가지 방법이 있겠지요? 첫째, 응시자의 역량을 늘릴 수 있는 교육과정 지속과 그 역량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객관적인 시험제도 수립, 둘째, 수험생에게 맞춘 난이도의 조정. 첫째가 맞습니다. 둘째는 틀립니다. 악수입니다.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고, 건축사사무소의 인력난을 해소하기위해 시험의 난이도도 낮추려 하십니까? 그러지 않길 바랍니다.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위하는 국토부가 건축사 자격시험의 난이도를 배출해야 하는 합격자 숫자에 맞춰 조정해 지금도 억울한 건축주들과 건축사들의 현실을 더욱 더 억울하게 만드는 패착을 두어서는 안됩니다. 교육과정과 실무수련의 과정이 건축사 자격시험에 최대한 반영되도록 해야합니다. 그래야 시험만을 위한 시험공부를 하느라 휴직이나 퇴사등을 해야하는 현실의 불합리를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휴직을 밥먹들 하며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고 현실에 들어오니 시장에는 전에는 듣도보도 못했던 자신을 건축가라 칭하는 유사 건축사, 직영공사라는 이름의 구 시대적 무면허 시공이 아무런 제재도 없이 횡횡 합니다. 이들이 유발하는 대부분의 사고로 인해 제도권안의 건축사들이 손가락질도 받고, 처벌도 받는 현실이지요. 물론 건축사들이 모두 옳다는건 아닙니다. 행위에 따른 책임에 대해 건축사들은 건축사법을 비롯한 관련 법령과 협회의 징계 절차에 의해 지금도 엄정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테두리에 없는 유사 건축사들과 70년대 새마을 운동때나 생각해 봄직 할 직영공사라는 제도에 숨어 온갖 위법과 부실을 조장하는 무면허 집장사들이 판치는것이 큰 문제지요. 이들은 시장에 혼란을 불러오고, 불법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개개인 들입니다. 지나친 비약이 아니고, 수많은 감리업무를 수행하며 피부로 느낀 아주 커다란 문제점 입니다. 직영공사를 폐지하고, 건축사들이 협회에 의무가입을 하도록 하여 제도권 밖의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이들을 퇴출해야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데 한발짝 이라도 더 다가서게 될것입니다. 물을 맑게 하고 물고기를 풀어야지요. 일단 많이 풀어놓고 살아남는 확률을 높이는 게임같은 제도개선은 건축사와 국민 모두에게 개선점이 없는 불합리한 변화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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